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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그런 야구 안 본다" KBO는 잘하고 있는데…한화 투수도 반대, MLB는 왜 전면 ABS 안 하나
[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난 2024년 세계 최초로 도입한 KBO리그에 이어 미국 메이저리그(MLB)도 올해부터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 시대를 열었다. 모든 공을 ABS로 판정하는 KBO와 달리 MLB는 챌린지 시스템으로 선수가 이의 제기를 할 때만 ABS를 쓴다. 오심을 바로잡는 순기능과 함께 각 팀들의 챌린지 대응 전략이 새로운 볼거리로 떠올랐다.
ABS 챌린지 시스템이 빠르게 자리잡아가는 가운데 전면 ABS 전환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인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MLB는 언제쯤 전면 ABS로 로봇에게 판정을 전부 맡길까? 어쩌면 그런 일은 영원히 없을지도 모른다’며 현장의 전면 ABS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전했다.
MLB는 지난 2023년부터 2024년 전반기까지 트리플A에서 전면 ABS, 챌린지 시스템을 병행했다. 2024년 8월 MLB 사무국은 선수, 감독, 코치들로부터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현장 선호도는 챌린지 시스템(54%), 인간 심판(38%), 전면 ABS(8%) 순이었다. 10명 중 1명도 전면 ABS를 원하지 않았다. 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챌린지 시스템(47%), 인간 심판(30%), 전면 ABS(23%) 순으로 전면 ABS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낮았다.
디애슬레틱은 ‘한국의 KBO는 모든 투구마다 ABS를 사용하고 있다. KBO가 하는 일의 현명함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트리플A 리그들이 전면 ABS를 했을 때 배운 가장 큰 교훈이 무엇인지 아는가? 사람들은 인간이 과대평가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며 전면 ABS가 가장 인간적인 스포츠인 야구의 매력을 앗아갔다고 평가했다.
KBO리그에서도 도입 초기에 현장의 반발이 극심했지만 3년째를 맞이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각 구장마다 미묘하게 다른 ABS 정확성에 대한 의심이 남아있지만 공정성과 일관성은 불필요한 볼 판정 논란을 완전히 잠재웠다.
하지만 보수적인 미국에선 전면 ABS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전면 ABS로 100경기 이상 치른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트리플A 더럼 불스의 모건 엔스버그 감독은 전면 ABS를 두고 “색깔도 없고, 열기도 없는 야구였다”고 표현했다. 오랫동안 챌린지 시스템을 지지한 그는 “로봇 목소리가 스트라이크나 볼이라고 말하는데 거기서 문제가 생긴다. 우리는 사람을 원한다. 사람이 치고 던지고, 사람이 판정을 내리길 원한다”며 “전면 ABS는 끔찍한 야구가 될 것이다. 아무도 그런 야구를 보러 오지 않을 것이다”고 강하게 반대했다.
토레이 로불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감독은 “만약 전면 ABS가 된다면 심판과 감독, 심판과 포수, 심판과 투수, 타자간의 관계를 관계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그런 관계들이 사라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개성 넘치는 심판들이 있고, 그것이 야구에 좋은 것이다”며 야구의 인간적인 요소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디애슬레틱은 ‘선수들은 모든 투구가 정확하게 판정되길 원하지 않는다. 결정적인 판정이 100% 정확하길 원한다’며 ‘선수들이 ABS를 싫어한다고 말할 때 가장 싫어하는 건 로봇들에게 인간 심판들이 가진 모든 상황과 순간에 대한 감각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몇 년 전 텍사스 레인저스 유망주였던 투수 오웬 화이트는 자신조차 스트라이크가 아니라고 생각한 공을 ABS가 스트라이크로 판정할 때면 기분이 묘해진다며 고개를 저었다’고 전했다.
현재 KBO리그 한화 이글스 소속인 화이트는 “밀려 들어온 슬라이더를 예로 들면 포수가 바깥쪽 3분의 1 지점에 앉았는데 실제로는 몸쪽 3분의 1 지점에서 공을 잡은 경우는 어떤가? 내 생각에 포수를 난처하게 만드는 공은 스트라이크가 되면 안 된다. ABS는 그런 공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고 지적했다.
볼을 스트라이크처럼 잡는 ‘프레이밍’ 기술이 밥벌이인 포수들을 위해서라도 전면 ABS는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구단 임원은 “전면 ABS를 강력히 반대한다. 포수 포지션을 사실상 없애버리는 건 야구에 정말 나쁠 것이다”며 “포수 포지션이 사실상 두 번째 지명타자 자리가 된다면 우리 스포츠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챌린지 시스템에 대한 팬들의 호의적인 반응도 전면 ABS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다. 지난달 27일 개막 후 20일까지 경기를 관람한 팬들의 설문조사 결과 ABS가 야구를 더 좋게 만든다는 의견이 92%로 압도적이었다. 챌린지 요청 후 전광판에 뜨는 ABS 그래픽이 현장 직관의 새로운 재미로 떠올랐다. 볼 판정이 바뀌면 심판들은 공개 망신을 당하지만 팬들이 즐거우면 엔터테인먼트적으로는 성공이다.
디애슬레틱은 ‘전면 ABS를 보고 싶다고 말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선수도, 감독도, 코치도, 구단 관계자도, 심판도 없었다’며 ‘심판들은 특히 주목할 만한 그룹이다. 심판들과 대화를 나눈 선수들에 따르면 심판들은 ABS 기술이 전면 도입될 만큼 충분히 정밀하지 않다고 믿는다’며 심판들도 전면 ABS를 반대한다고 알렸다.
MLB 사무국도 당장 전면 ABS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이달 초 ‘댄 패트릭 쇼’에서 “지금 당장 시스템 변경을 고려하기엔 아직 너무 초기 단계다. 우리는 현재 상황에 꽤 만족하고 있다”며 전면 ABS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더 많은 데이터와 표본이 쌓여야 하지만 현장이 지금 챌린지 시스템에 만족한다면 굳이 전면 ABS로 무리하게 전환할 이유는 없다. 디애슬레틱은 ‘전면 ABS 도입은 야구가 화성으로 확장되는 것만큼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진다’고 봤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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