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한휘 기자= 데뷔전에 어마어마한 '임팩트'를 남긴 보스턴 레드삭스의 좌완 유망주가 극심한 성장통에 시달리고 있다.

보스턴 페이턴 톨리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서터 헬스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2이닝 3피안타(2피홈런) 2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다.

홈런이 문제였다. 1회 1사 후 셰이 랭글리어스에게 좌월 솔로 홈런(30호)을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그나마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지만, 2회 선두 타자 닉 커츠에게 재차 솔로포(30호)를 맞으며 결국 2번째 실점이 기록됐다.

톨리의 구위가 초반부터 상대 타자들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이 빠른 결단을 내렸다. 타순이 한 바퀴 돈 3회부터 그렉 와이서트를 투입해 사실상의 '불펜 데이'를 진행했다. 톨리는 2이닝만 던지고 등판을 마쳤다.

코라 감독의 승부수에도 보스턴은 접전 끝에 4-5로 석패하며 시즌 66패(81승)째를 떠안았다. 시즌 막판 와일드카드 티켓 확보를 위해 매 경기가 중요한 시점에서 나온 뼈아픈 패전. 톨리의 부진이 더 아쉽게 느껴졌다.

사실 톨리는 얼마 전 데뷔해 이날까지 고작 통산 3경기에 출전한 것이 전부인 신인 선수다. MLB 적응기를 겪어도 이상할 것은 없다. 그럼에도 팬들이 아쉬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마이너 무대에서의 성장 속도와 빅리그 데뷔전의 '임팩트'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톨리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다. 올해 하이싱글A에서 마이너 리그 무대에 입문했는데, 4월 초 첫 마이너 등판을 가진 후 5개월도 지나지 않아 MLB에 입성했다. '초고속 승격'이다.

최고 시속 99마일(약 159.3km)의 강속구가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킥 체인지업과 커터, 커브 등을 두루 구사한다. MLB 파이프라인 선정 유망주 순위에서도 28위까지 올랐다. 보스턴 구단 내에서는 2위였다.

톨리는 지난달 30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을 앞두고 MLB 로스터에 등록됐다. 지난해 LA 다저스의 '우승 영웅'이자, 한때 에이스로 활약한 워커 뷸러가 톨리의 자리를 비우기 위해 방출되기까지 했다. 기대가 컸고, 톨리는 이에 부응했다.

톨리는 데뷔전에서 5⅓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강적' 폴 스킨스와의 맞대결이었으나 전혀 밀리지 않았다. 세부 지표는 톨리가 오히려 스킨스보다 우위에 설 정도였다.

하지만 피츠버그 타선이 너무 약해서 톨리를 공략하지 못했던 걸까. 톨리는 이어 등판하는 경기마다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 6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원정 등판에 나섰으나 3이닝 5피안타(2피홈런) 5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 투수가 됐다.

여기에 이번 애슬레틱스전에서도 홈런 2개를 맞고 2이닝 만에 강판당했다. 최근 2경기 평균자첵점이 12.60(5이닝 7실점)이다. 특히 구위에 강점이 있는 선수임에도 피홈런이 너무 많아 더욱 우려를 산다.

물론 이제 막 데뷔한 선수가 적응기 없이 MLB에서 호투하길 바라는 것은 욕심에 가깝다. 다만 뷸러가 엮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작지 않은 보스턴의 상황상, '빅 게임 피처' 뷸러를 내다 버린 것은 조금 많이 아까울지도 모른다.

이대로라면 톨리는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들어가기 힘든 실정이다. 과연 남은 정규시즌 기간에 데뷔전의 기억을 찾고 뷸러의 그림자를 지우는 호투를 보여줄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