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광주FC 에이스 아사니가 결국 이란으로 향한다.

광주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아사니는 에스테그랄로 완전 이적한다. 18일 오후 광주와 에스테그랄이 아사니 이적에 최종 사인했다. 이적료는 100만달러(약 14억원)로 확인됐다.

광주와의 계약이 올해로 종료되는 아사니는 최근 보스만룰(잔여 계약기간 6개월 이하일 경우 자유롭게 타구단과 협상 가능)을 이용해 에스테그랄과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말 이적하는 계약이지만 에스테그랄은 조기 이적을 원했다. 광주와 합의 없이 먼저 ‘오피셜’을 띄운 후 아사니 여름 이적을 추진하며 논란이 발생했다. 이를 활용해 에스테그랄은 아사니를 헐값에 영입하려 했기 때문이다. 아사니도 사실상 ‘태업’에 들어가며 큰 비판을 받았다.

아사니가 필요했던 에스테그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주까지도 100달러의 이적료를 제안했으나 조건에서 이견이 발생했다. 에스테그랄이 분할 납부를 원하면서 광주와 뜻이 맞지 않았다. 신용이 떨어지는 서아시아 리그의 특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아사니는 광주에 잔류하는 것처럼 보였다. 17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홈 경기에도 선발 출전했다. 아사니는 이정효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광주에 남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어 미안하다며 선수단 앞에서 사과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올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아사니도 경기 후 메가폰을 잡으며 팬 앞에서 승리 세리머니를 했다. 확실히 떠날 분위기는 아니었다.

상황은 18일에 급박하게 변했다. 이적시장이 20일에 닫히는 상황에서 에스테그랄은 광주에 이적료 100만달러를 국제이적확인서(ITC) 발급 후 일주일 내로 입금하기로 약속했다. 이를 어길 경우 위약금 200만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에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드라인이 다가온 만큼 광주의 조건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아사니의 이적은 이 감독의 결단이 있기에 가능했다. 아사니는 광주에 꼭 필요한 선수다. 올시즌에도 에이스 구실을 하고 있다. K리그1 잔류와 코리아컵 우승을 노리는 광주와 이 감독 입장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성적만 생각하면 이적료를 남기고 떠나는 것보다 팀에 잔류해 기여하는 게 낫다.

이 감독은 어려운 구단 사정을 먼저 생각했다. 광주는 재정건전화에 발목을 잡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로 계약이 종료되는 선수를 통해 100만달러라는 큰돈을 챙길 수 있다면 성적을 일정 부분 포기하더라도 보내는 게 맞는다며 양보했다. 광주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사실 이 감독이 동의하지 않았다면 광주도 아사니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감독은 성적 욕심을 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반대할 수 있지만 이 감독은 구단을 위해 양보했다”라고 말했다. 광주를 사랑하는 이 감독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17일 경기는 아사니의 고별전이 됐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