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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 앞에서 나설 시간은 없고, 축구인끼리 골프칠 시간은 있고? 홍명보호, 출정식 거르고 월드컵 간다
[더게이트]
홍명보호 한국 축구대표팀이 40년 만에 월드컵 출정식 없이 결전지로 향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일정이 빠듯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협회가 출정식 생략 방침을 발표하기 사흘 전, 축구인 70여 명이 경기도 용인의 골프장에 모였다. 저마다 골프채를 들고 페어웨이를 나란히 걸었다.
13일 용인 코리아CC에서 열린 '2026 축구인 골프대회'엔 70여 명의 축구인들이 참석했다.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가 주최한 이 행사에선 바깥 세상에선 좀처럼 듣기 힘든 홍명보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참석자들은 "지금은 응원이 필요한 시기"라며 "선수들에게 용기를 주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입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40년 만의 '출정식 없는 월드컵'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국내 평가전 없이 곧바로 출국하는 건 40년 만이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36년간 이어진 관행이 깨졌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때는 전주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2022 카타르 월드컵 때는 화성에서 아이슬란드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뒤 결전지로 떠났다.
협회의 공식 설명은 "일정 문제"다. A조에 편성된 탓에 첫 경기가 일찍 열리고, 해외파 비중이 워낙 커서 국내 소집과 출국을 반복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이 6월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로, 전체 월드컵 경기 가운데 두 번째로 이른 킥오프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지만 바로 옆나라 일본 축구대표팀은 최종 명단 발표 후 보름이 지난 5월 31일 출정식을 치른 뒤 결전지로 향한다. 일정이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겉으로는 소리내어 말하기 힘든 진짜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지난해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A매치 관중수는 2만2206명에 그쳤다. 6만5000명 가까이 수용 가능한 경기장에 3분의 1도 채우지 못한 수치로, 2008년 요르단전 이후 17년 만의 서울월드컵경기장 최소 관중 기록이다. 한 달 뒤 가나전도 3만3256명. 경기장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온갖 논란과 형편없는 경기력 속에 국민들의 A매치를 바라보는 관심도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 매진은 클린스만 전 감독 시절은 물론 황선홍·김도훈 감독이 임시 지휘봉을 잡았던 시기에도 당연하게 여겼던 일이다. 그러나 홍명보호 데뷔전 이후로는 A매치 경기도 매진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같은 초호화 선수진을 갖추고도 경기장에 빈자리가 수두룩하다.
만약 A매치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대표팀을 향한 민심이 우호적이어도 과연 협회가 출정식을 건너뛰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을까. 출정식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다. 팬과 미디어 앞에 나와 각오를 밝히고, 그에 따른 평가를 감수하는 자리다. 한마디로 지금 대표팀을 둘러싼 모든 논란과 정면으로 직면해야 하는 자리다. 협회가 출정식을 못 한 게 아니라 안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사우디는 칼을 뽑았는데...
다른 나라 사례와 비교가 불가피하다. 사우디아라비아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개막을 불과 두 달 앞두고 에르베 르나르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사우디는 2025년 12월 아랍컵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패한 데 이어, 3월 A매치 2연전에서도 이집트에 0대 4로 대패하고 세르비아에도 졌다. 공식전 3연패에 비판 여론이 커지자 월드컵 두 달 전 초강수를 택했다.
르나르가 경질로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된 날, 한국 축구계는 골프장에서 "지금은 응원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홍명보 감독은 K리그 감독직을 내팽개치고 국가대표팀을 택했다는 비판과 함께 선임 절차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국회 현안질의에 불려가 호통을 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협회는 감독을 바꾸지 않았다. 이후 대표팀의 기대 이하 경기력에 비판이 쏟아지고 관중석이 텅 비는데도 협회는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택한 방식이 골프대회와 출정식 생략이다. 비판 여론이 터질 공간은 없애고, 내부 결속은 다진다.
홍명보를 지키자고 국민 여론을 외면하다 보면, 결국 지켜야 할 것을 잃는다. 관중석이 비기 시작한 건 홍명보호 출범 직후부터였다. 사람들이 월드컵에 관심이 너무 없어서 지상파 방송사도 월드컵 중계권 구입에 적극적이지 않은 판이다. 지금 추세라면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그 빈자리가 쉽게 채워질 것 같지 않아서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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