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충격적이다. 양궁 국가대표 간판스타 임시현과 차세대 스타 장채환이 극우와 관련된 게시물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양궁 대표팀을 향한 국민들의 지지도가 높은 상황에서 벌어진 믿기지 않는 사건이다.

장채환은 지난 14일 본인의 SNS 프로필에 "멸공, CCP OUT"이라고 적어놨다. CCP는 중국 공산당을 뜻하는 약칭이다.

장채환은 지난 3월 국가대표 선발전 통해 올해 태극마크를 따낸 양궁 대표팀 선수다. 국가대표끼리 경쟁하는 최종 평가전에서는 4위 안에 들지 못해 광주 세계선수권대회나 월드컵 등 주요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그런데 국제대회 출전 없이도 엉뚱한 곳에서 자신의 이름을 날렸다. 장채환은 최근 극우 세력들이 자주 사용하는 멸공이라는 단어를 자신의 SNS에 올리며 본인의 정치 성향을 드러냈다.

장채환은 이 외에도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 확정을 알리는 이미지를 게재하며 '중국=사전투표 조작=전라도=선관위 대환장 콜라보 결과 우리 북한 어서오고∼ 우리 중국은 쎄쎄 주한미군 가지마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또한 장채환은 투표소 안내물을 배경으로 손등에 기표 도장을 두 차례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투표는 본투표 노주작, 비정상을 정상으로, 공산세력을 막자 멸공'이라고 했다. 최근 극우 세력들이 주장하는 대선 투표 조작을 주장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장채환 뿐 만이 아니다. 앞서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여자 양궁 대표팀의 간판스타 임시현이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흔히 사용하는 '이기야'라는 표현을 자신의 SNS 게시물에 써 논란을 일으켰다.

'이기야'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연설 자리 등에서 흔히 쓰던 동남 방언을 조롱할 목적으로 우익 성향 커뮤니티 유저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표현이다. 현재는 정치적 비하의 목적으로 주로 활용된다. 이 표현을 파리 올림픽 3관왕에 빛나는 안시현이 활용한 것이다.

이런 게시물들은 양궁 대표팀의 빛나는 업적을 실추시킨다. 양궁 대표팀은 어떤 종목보다 국민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다. 올림픽마다 금메달을 쓸어담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압도적인 실력을 앞세워 국위선양을 하고 그 지위를 수십년간 유지하니 어느새 국민들의 자존심으로 자리잡았다.

더불어 양궁 국가대표 태극마크는 공정함의 상징이었다. 올림픽보다 어려운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공정하게 뽑히기에 국가대표 선수들을 향한 국민들의 존경심도 컸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양궁 대표팀의 이러한 빛나는 업적에 큰 상처를 남겼다. 누구나 정치적 발언을 할 수는 있지만 국민 대부분이 동의하지 못하는 극단적인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것은 다르다. 공인으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했다. 실제 수많은 누리꾼들이 이번 게시물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늘 빛났던 양궁 대표팀. 이번엔 큰 실수를 했다. 극우 게시물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는 양궁 대표팀의 흑역사로 남게 됐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