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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갈매기 가슴에 ‘비수’ 꽂은 롯데…“살다 살다 별일을” 김태형 감독의 깊은 한숨
부산 갈매기의 가슴에 새겨진 자이언츠 마크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흔들리고 있다. “가슴에 새긴 자이언츠 마크와 나를 보러 오는 팬들만을 생각한다”는 왕년의 낭만은 이제 먼지 쌓인 기록고의 유물이 됐고, 그 자리엔 낯 뜨거운 구설과 팬들의 실망감만이 들어찼다.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조차 “살다 살다 별일을 다 겪는다”며 헛웃음을 지을 만큼, 올 시즌 롯데가 써 내려가는 ‘잔혹사’는 끝을 알 수 없다. 승리의 함성이 울려 퍼져야 할 사직 구장 위로 도박, 여성 팬 비하, 사생활 논란이라는 ‘자책골’로 스스로의 발등을 찍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롯데는 3월 시범경기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4년 만의 시범경기 우승이자 개막 2연전 싹쓸이 승리로 잠시 희망의 불씨를 지피는 듯했으나 환희는 짧았다. 주축 타자들의 징계 공백과 불안한 마운드가 발목을 잡은 것. 창원과 부산을 잇는 2연속 피스윕(싹쓸이 패)의 수모를 당하며 순위는 순식간에 8위까지 곤두박질쳤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윤성빈은 평균자책점 19.29라는 처참한 성적을 남겼고, 재기를 꿈꾸며 유니폼을 입은 최충연 역시 구속 저하와 실점으로 팬들의 애를 태웠다.
성적 부진보다 뼈아픈 것은 팬들과의 ‘신뢰 파산’이었다. 투수 정철원이 결혼 한 달 만에 파경을 맞으며 흔들린 데 이어, 최충연과 윤성빈의 ‘여성 팬 비하’ 영상은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이들은 사석에서 팬의 외모를 타이어에 비유하며 조롱했고, 길거리 흡연 장면까지 여과 없이 노출했다. 피해 여성이 직접 촬영해 공론화한 이 영상은 프로 선수의 직업윤리 실종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야구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구단은 즉각 두 선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싸늘하게 식은 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온라인상에서는 “실력보다 인성이 먼저다”, “영구 제명 수준의 강력한 처벌로 본보기를 삼아야 한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연이은 스캔들이 터지면서 거인의 자부심은 형체도 없이 무너져 내렸다. 팬들과의 신뢰 관계가 사실상 ‘파산’을 선고받은 지금, 롯데가 어떠한 고강도 수습책을 내놓을지 야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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