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박진우]

손흥민은 끝까지 주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다 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미국 내슈빌에 위치한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친선전에서 멕시코에 2-2 무승부를 거뒀다. 앞선 7일 열린 미국전에서 2-0 완승을 거둔 한국은 9월 A매치 2연전을 1승 1무로 마무리했다.

지난 미국전과 비교해 무려 9명의 변화를 준 홍명보 감독. ‘주장’ 손흥민이 벤치에 앉은 가운데 전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초반부터 멕시코의 강한 압박에 고전한 한국. 오현규가 몇 차례 기회를 잡았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결국 전반 21분 라울 히메네스에게 선제골을 헌납하며 0-1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위기의 한국을 살린 주인공은 ‘주장’ 손흥민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추격을 위해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을 교체 투입했다. 손흥민은 후반 19분 오현규가 떨군 헤더 패스를 강력한 왼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찢었다. 손흥민의 동점골로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29분 오현규의 통쾌한 역전골까지 더했다.

그러나 ‘마지막 집중력’이 아쉬웠다. 후반 추가시간 멕시코의 맹공에 시달리던 한국. 후반 추가시간 4분 수비진에서 아쉬운 실책이 나왔고, 산티아고 히메네스에게 환상 감아차기 동점골을 헌납했다. 다잡은 승리를 경기 종료 직전 놓친 한국이었다.

경기 종료 직후 손흥민의 모습이 화제였다. 멕시코 ‘폭스 스포츠’는 “손흥민은 무승부 이후 동료들을 향해 강하게 다가가며 마지막 순간 승리를 놓친 것에 대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그의 외침은 히메네스의 동점골 직후 나온 ‘즉석 질책’으로 해석됐다”며 중계화면에 담긴 모습을 해석했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선수단 사이에서 장황한 연설을 펼쳤다. 두 손으로 아쉽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며, 선수들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했다.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헌납한 데에 따른 아쉬움으로 해석됐다. 이후 손흥민은 박수를 치며 선수단을 격려하기도 했다. 월드컵이 약 9개월 남은 시점, 산전수전을 겪은 손흥민은 후배들에게 자신이 겪은 아픔을 물려주지 않고 싶어하는 모습이었다.

‘주장’이 해야 할 일을 보여준 손흥민. 인터뷰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뱉었다. 손흥민은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강팀과의 경기 자체가 좋은 경험이다.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던 경기였다. 앞으로도 2-1로 앞서 나가는 경기를 한다면 끝까지 다같이 실수를 해도 커버하며 승리를 가져오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쉽지만 이번 원정 2연전에서 좋은 교훈을 얻었다"며 “제 활약보다는 원정에서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활약한 동료들이 더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jnoow@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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